경주 남산을 다녀와서......



휴일날 다시 찾은 경주 남산

이번에는 통일전에서 칠불암 쪽으로 올라

신선암 ~ 대능선 ~ 금오봉 ~ 팔각정터 ~ 통일전으로 방향을 잡아 다녀왔다.

칠불암은 말 그대로 큰 바위에 7개의 불상이 모셔져있다.

그 전체적인 규모가 어쩌면 남산에 모셔진 불상들 중 제일 짜여진 형태가 아닐까 한다.

그러나

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좀 뭔가 아쉬움이 남는 듯한 느낌이었다.

종교적인 의미의 표현에 너무 욕심을 낸 듯해서

자연스러움이랄까 소박한 아름다움이 다른 마애석불에 비해 좀 덜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다.

또한 칠불암 바로 곁에는 작은 사찰이 있어서 많은 불자들이 혼잡스러웠다.

조용하고 차분한 자연속에 숨어 있는 마애불을 기대했던 것에서

조금 빗나간 때문일까......

아무튼 뭔가 조금은 아쉬움이......

그 칠불암 바로 수직 암벽 윗쪽에는 신선암이 있었다.

말 그대로 깍아지를듯한 절벽 위에 남쪽을 향한 바위에 모셔져 있는데

접근로가 좁아서 겁이 조금 날 정도였다.

그 신선암에서 부처님의 모습 저쪽으로 동해 일출을 보면

정말 장관인 광경이 펼쳐질 듯 생각되었다.

그 신선암의 석불 모습은 카메라에 담질 못했다.

한 무리의 카메라 동호회 회원들이 좁은 벼랑길을

무시무시한 대포같은 장비들로 위협하는 듯하게 점령하고 있었다.

큰소리로 서로 떠들면서 부처님 모습을 보고 느끼기 보다는

무슨 장비를 써라 무쓴 렌즈를 꺼내라 무쓴 렌즈가 더 좋다......

보다 못한 한 점잖은 분이 좀 지나가도 되겠냐고 말을 꺼냈다.

나도 꼭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나 대신 해 주시니 정말 반갑게 느껴졌다.

그분의 좀 지나가도 되겠냐는 말은 말 그대로 지나가겠다는 뜻 이외에도

어떤 항의의 뜻이 내포되어 있음이 분위기에서 느껴졌지만 그들은 아무도 그 메세지를 전달받지 못했다.

결국 나도 그들틈에 껴서 카메라를 들이미는 행위 자체를 포기했다.

신선대 부처님은 언제나 그자리에 계실것이니 다음에 또 뵙기로 하고......

칠불암에서의 아쉬움은

팔각정에서 통일전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만난

마애석불과 삼층석탑에서 감탄으로 바뀌었다.

특히 길을 잘 몰라 잠시 고생하다가

아무도 없는 한적한 구석에서 갑자기 턱하니 나타나신 모습은

어찌나 반갑기만 하던지...

더군다나 그 모습이 너무나 소박하고 소탈하고 꾸밈없고 민중적이고......

칠불암의 분위기와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.

칠불암엔 찿는 사람들이 너무 북적이고 있었지만

마애석불은 찿아 가기조차 힘든 한적한 곳에

누군가 초만 몇개 가져다 놓았을 뿐이었다.

그 꾸밈없는 부처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.

팍팍한 다리도 쉴겸해서 한참동안 앉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

부처님과 마주했었다.

양 손의 모습도 너무나 단순하고 수수하게 표현된 모습이 알지 못할 감동을 주었다.

어쩌면 남산에서 만난 부처중 가장 좋아하게 될지 모르겠다.



마애석불 바로 근처의 삼층 석탑의 모습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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